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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 쿠키!/퀼 시나리오

퀼 시나리오 - 마녀 사냥꾼의 고해

본 게시물은 스콧 말트하우스가 제작하고 이야기와 놀이에서 번역한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편지 쓰기 롤플레잉 게임 퀼Quill' 비공식 팬메이드 시나리오입니다. 플레이를 위해서는 퀼Quill 규칙의 숙지가 필요합니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편지 쓰기 롤플레잉 게임 퀼Quill'은 이야기와 놀이 블로그 자료실에서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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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꾼의 고해

 


 

마녀는 재앙의 선구자이고, 역병의 숙주이며, 환란의 인도자입니다.

그런 가르침은 모두 수녀원에서 배운 것이지만, 바깥이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국인이라면 마땅히 마녀를 증오하는 것이 옳습니다.

 

당신은 성 콘스탄체 수녀원 소속의 마녀사냥꾼입니다.

 

명예롭고 영광된 일이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굉장히 어렵고 힘든, 게다가 고통스럽기까지한 일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번 임무에서 위대하신 신의 인도덕분에 당신은 영광스러운 성과를 얻었습니다. 

사악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마녀를 포획한 것 입니다. 

 

당신에게는 마녀를 처형할 권한이 없습니다. 

아무리 마녀가 끔찍한 존재라고 해도, 그들은 재판을 받아야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임무도 성 콘스탄체 수녀원으로 마녀를 호송해야만 끝납니다.

호송이 끝난 마녀들의 운명은 모두 같습니다. 재판을 거친 후 화형에 처해집니다

 

수감자인 마녀들은 형이 집행될 때까지 살아 있어야만 합니다.

그때문에 당신의 임무는 이제 사악한 마녀를 포획하는 것에서 그를 살리고 보호하는 것으로 변했습니다. 

 

마녀를 포획하기 위해 지나치게 먼 변방까지 왔습니다. 

수녀원까지 가려면... 며칠이나 걸리겠군요. 

 

호송마차에 갇힌 마녀는 초췌하기는 했지만 차분한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좀처럼 식사를 하지 않으려 했기에, 당신은 마녀를 달래야만 했습니다.

 

달래려면 이야기를 해야 하고, 이야기를 하려면 다가가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를 관찰해야 하지요. 당신의 눈에 비친 마녀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당신은 매일 밤마다 마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차분하고도 끈덕진 대화 시도에 마침내 마녀가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마녀의 이야기는 시시한 것이었습니다. 

큰 의미 없는 옛 이야기들. 어디서 태어났으며 무엇을 보고 자랐는가.

 

당신 또한 마녀에게 시시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수녀원과 신앙의 이야기들. 어디서 태어났으며 무엇을 보고 자랐는가.

 

어느 날,

당신은 깨닫고 말았습니다. 

 

마녀는 재앙과 역병과 환란을 부르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단지 허락받지 않은 마법을 쓸 줄 알았을 뿐입니다.

마음을 열어준 마녀가 내어놓은 이야기로부터, 당신은 마녀를 화형대에 보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찾지 못했습니다.

 

시작은 동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동정으로 멈추지 않았습니다.

최후의 시간이 다가오는 동안에도, 마녀는 초연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오히려 다급해진 것은 당신 쪽이었습니다. 설마 마녀가 마법이라도 걸었을까요?

 

어젯 밤, 마녀는 당신에게 작지만 예쁘고 귀여운 불꽃놀이를 보여줬습니다.

그것이 마법이라면, 하물며 작고 귀여운 불꽃을 보여줬다는 것이 죽어야 할 이유라면, 마녀는 죽어 마땅하겠지요.

하지만 아니잖습니까.

 

마침내 당신은 마녀사냥꾼이 된 이후로 한 번도 저질러 본 적이 없었던 대죄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마녀를 풀어준 것입니다. 마녀는 당신이 곤란을 겪는다며 떠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런 고결함은 당신에게 오히려 용기를 줬습니다. 당신은 결국 마녀사냥꾼으로서의 임무를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차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당신이 빈손으로 수녀원에 돌아갔지만, 그 누구도 당신의 죄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아니, 과연 그럴까요?

당신이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신께서 당신의 행동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을 것입니다. 

 

마녀사냥꾼으로서 순명(順命)의 원칙을 어기고 마녀를 풀어준 것은 대죄입니다.

진실을 밝히지 않았으니 신을 속이고 교황을 속인 것입니다.

 

게다가 마음에 걸리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마녀사냥꾼이기 이전에 수녀입니다.

신만을 사랑해야 할 수녀의 마음에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까요?

그것 또한 순결의 원칙을 어긴 대죄입니다.

 

견디다 못한 당신은 고해소로 향했습니다.

 

 


서신 규칙

 

고해소에서 말로 이루어지는 고해입니다. 

필체 판정은 당신이 얼마나 침착하고 정중한 어조로 말했는지를 판단합니다(판정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미리암이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도 초연하기를 원합니다.

필체 판정에서 실패한 경우, 주사위 하나를 다시 굴려 재판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잉크병

※ 당신이 원한다면 이번 마녀사냥을 당신의 첫번째 임무인 것으로 해도 좋습니다. 

천박한 단어 고상한 단어
마녀 / 죄수 신을 저버린 자 / 악마를 섬긴자
죄가 없다 / 누명(이다) / 무죄 무고하다 / 순수하다 / 깨끗하다 
명령 / 임무 신의 뜻 / 계명 
알 수 없다 / 모르겠다/ 의문이다 고뇌 / 기도 / 신앙
범행 / 타락  배교 / 이단
복종 / 상명하복  순명
자백 / 실토 / 자수 고백 / 고해 / 고하다
욕정 / 동요 / 욕망 사랑 / 동요 / 잠시간의 흔들림 
처형 / 화형  정화 / 의식 
감옥  지옥 / 천국

 


결과

 

■ 4점 이하

당신은 고해를 마쳤습니다.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고해 이후에도 대성당과 수녀원 사람들이 당신을 수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에게 놓친 마녀를 다시 포획해오라는 임무가 내려왔습니다.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당신이 마녀로 몰릴 수 있다는 암시도 함께 전해졌습니다. 

 

■ 5~7점

당신은 고해를 마쳤습니다. 스스로도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모르겠군요.

벌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다음 일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무 일 없이 수녀원에서의 머무는 기간이 무한정 길어집니다.

어쩌면 마녀사냥꾼 직위에서 스스로  물러나라는 뜻일지도 모르겠군요.

 

■ 8~10점 

당신은 고해를 마쳤습니다. 이 정도면 하려던 말은 다 한 것 같습니다.

고해 이후에도 대성당과 수녀원 사람들의 당신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날, 교황이 마녀에 대한 재판과 마녀사냥을 폐지하겠다는 선언을 합니다. 

혹시 당신의 고해가 어떤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요?

어쨌든 당신이 풀어주었던 마녀가 다시 채포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 11점 이상

당신은 고해를 마쳤습니다. 스스로에게 놀라울 정도군요.

처벌을 각오했으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마녀 재판을 폐지한다는 교황의 발표 다음 날, 당신은 신기한 편지를 한 통 받았습니다.

서명이 불꽃처럼 움직이고 빛나는 마법의 편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