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 시나리오 - 황제의 고해

본 게시물은 스콧 말트하우스가 제작하고 이야기와 놀이에서 번역한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편지 쓰기 롤플레잉 게임 퀼Quill' 비공식 팬메이드 시나리오입니다. 플레이를 위해서는 퀼Quill 규칙의 숙지가 필요합니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편지 쓰기 롤플레잉 게임 퀼Quill'은 이야기와 놀이 블로그 자료실에서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와 놀이 블로그] [이야기와 놀이 블로그 자료실] [이야기와 놀이 트위터]

황제의 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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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제국의 지배자입니다. 제국에서 가장 강대한 힘을 가진, 또한 가장 고귀한 자입니다. 제국의 모든 것이 황제의 것이며 모든 사람이 황제의 아래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때로 옳지 않은 설명입니다. 황제가 무엇이든 마음대로 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당신은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바로 당신이 황제니까요.

 

제국의 지배자인 황제에게 골칫거리가 생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리 대단한 문제도 아닙니다. 당신은 이혼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현재의 배우자에게 특별히 결격 사유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가 있었지요. 사랑이 없는 혼인이었다는 점입니다. 황제인 당신이 상대에게 감정이 없었음은 물론이고, 상대조차 황제인 당신에게 감정이 없었습니다.

혼인 직후 당신은 상대와 이런 사실을 확인했으나 그뿐이었습니다. 확인했다고 뭘 어쩌겠습니까.

당신은 제국의 지배자입니다.

 

무엇보다 ‘이혼’은 확실하게 불법이었습니다. 제국법에 그런 조항이 있냐고요? 아닙니다. 교단이 강력하게 금지했거든요. 오래 된 신성법입니다. 그런 만큼 새삼스레 제국이 법으로 금지할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황제는 제국의 지배자일 뿐만 아니라 교단의 보호자이기도 합니다. 누구보다도 모범적인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체념하고 상황을 받아들이려 했습니다. 황제로서 누리는 것들이 있는 만큼, 포기해야 할 것들도 있지 않느냐고 스스로를 다잡으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상황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당신에게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가져간 사람이 누구인지는, 역시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그것을 입 밖에 냈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귀엽게 보이기 시작한 때는. 아마 당신이 그 사람을 “귀엽다”고 말한다면, 설사 황제의 말이라고 해도 그것에 선뜻 동의해줄 자는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귀엽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머무르던 장소에서 좋은 향기가 납니다.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었고 처음에 가진 것은 인간적인 호감이었습니다. 호감이 은애로 바뀌었다면 축하를 받을 일이었을 것입니다. 당신이 황제가 아니고, 그 사람이 제국기사단장이 아니었다면 말입니다.

 

당신은 행동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교단의 이혼 금지입니다. 다만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간, 난리가 날 겁니다. 공식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없었던 당신은 고해라는 방식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제국에서 가장 높은 자의 고해를 받아줄 성직자는 분명 교단에서 가장 높은 자뿐입니다.

당신의 감정을 고백하고 교황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냥 모든 것이 죄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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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신 규칙

 

고해소에서 말로 이루어지는 고해입니다. 

필체 판정은 당신이 얼마나 침착하고 정중한 어조로 말했는지를 판단합니다(판정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제국을 다스리는 황제로서 항상 누구에게든 위엄 있게 말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어조(필체 판정)의 주사위 값에 1을 더해 판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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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병

천박한 단어	고상한 단어
짐	나, 저 (‘짐’은 고해에 적절한 1인칭 대명사가 아닙니다.)
이혼	혼인의 해소
그 / 그녀	황후 / 국서 (국서 : 여왕의 남편)
귀여워 / 귀엽다	마음에 품다 / 연정 / 은애
거기 / 입술 / (노골적이고 구체적인 신체부위)	자취 / 흔적 / 그림자
달달한 / 달콤한	즐거움 / 행복한
의미없는 / 낡은 / 답답한 / 짜증나는	광휘의 말씀으로 / 신의 이름으로
권고한다 / 요구한다	요청한다 / 기도한다
고치다 / 바꾸다	개정하다 / 수정하다
실력행사 / 무력 / 황제의 힘	신실한 마음 / 신의 은혜 / 더 깊은 신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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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 4점 이하

당신은 고해를 마쳤습니다. 역시 고해를 선택한 게 다행이었습니다.

황제의 말솜씨가 이런 지경이라니요. 황제가 아니라 산적두목의 말이었다고 해도 믿을 지경입니다.

자신감을 잃어버린 당신은 현실에 머무르기로 했습니다. 제국에는 일이 많습니다.

황제의 개인적인 문제를 덧붙일 틈이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 5~7점

당신은 고해를 마쳤습니다. 황제의 권위를 내세워야 간신히 억지 호평을 들을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교황도 당신이 뜻한 바를 이해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장 이루어질 일은 아닙니다.

당신은 신학자들과 법률가를 불러 모으기로 했습니다. 끝이 언제 날지는 모르겠지만요.

 

■ 8~10점 

당신은 고해를 마쳤습니다. 당신이 황제가 아니었다 해도 좋은 평을 들었을 것입니다.

교황이 긍정적으로 반응했으니 상황이 나쁘지 않습니다.

일단 배우자와의 합의가 필요하겠지요.

합의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피차 서로 알고 있으니까요.

 

■ 11점 이상

당신은 고해를 마쳤습니다. 대문호의 문필을 낭독했다 해도 당신의 말에는 이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교황은 당신의 뜻에 동의를 표하고 지지를 약속했습니다.

이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마음에 둔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는 일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