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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 쿠키!/퀼 시나리오

퀼 시나리오 - 기사의 고해

본 게시물은 스콧 말트하우스가 제작하고 이야기와 놀이에서 번역한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편지 쓰기 롤플레잉 게임 퀼Quill' 비공식 팬메이드 시나리오입니다.
플레이를 위해서는 퀼Quill 규칙의 숙지가 필요합니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편지 쓰기 롤플레잉 게임 퀼Quill'은 이야기와 놀이 블로그 자료실에서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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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고해”


시나리오 소개


제국기사단은 만인의 선망을 받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국 최강의 무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철저히 실력주의로 구성원을 선발하므로, 기사단에는 평민 출신도 많습니다. 기사단장인 당신도 그렇지요. 실력주의라 해도 배경의 영향이 없지는 않거든요. 

어렸을 적부터 고급 무구를 갖추고 좋은 스승을 구할 배경이란, 평민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러니 아무것도 없는 평민 여성의 신분으로 성년이 되자마자 제국기사단에 입단한 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그런데 불과 5년 만에 정점인 기사단장이 됐습니다. 이런 쾌속 승진은 제국의 역사를 통틀어 없었던 일입니다. 그럼에도 당신을 기사단장으로 임명한 힐데가르트 황제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당신은 단지 평민 출신이라는 이유로 경멸받을 입장에 있는데, 그조차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기사단장 자리에 오를 때 내심 걱정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너무 젊은 나이인 데다, 기사단장의 소임은 일개 기사와는 격을 달리하는 거니까요. 1년이 흐른 후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당신은 누구에게도 흠집 잡히지 않을 정도로, 기사단장으로서의 소임을 훌륭하게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당신에게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신은 황제를 마음에 품었습니다. 처음에는 착각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단지 충성심 아니었냐는 거지요. 하지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눈을 감으면 들리는 것 같은 황제의 목소리는 그렇다 칩시다. 황제께서 손수 문제를 지적하시고자 손가락으로 짚은 서류. 그런데 서류의 내용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생각나는 건 오직 황제의 손가락뿐이군요.

이는 여러 가지 의미로 곤란합니다. 제국 무력의 정점인 기사단장이 주군인 황제에게 바쳐야 할 것은 충성이지, 사심이어서는 안 되니까요. 무엇보다 황제에게는 배우자가 있습니다. 처음 당신은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기사단장이라는 자리의 특성 상, 하루에 한 번 이상은 황제를 지근거리에서 만납니다. 당신은 황제를 만날 때마다 뛰는 심장과 붉어지는 얼굴을 감추려고 진땀을 빼야 했습니다.

기사로서의 본분을 잊은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기사로서 주군을 지키는 의무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일을 그만둘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매일 만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당신을 신뢰합니다. 신뢰하니까 파격적으로 기사단장 자리에 발탁했을 테지요. 그것 이상의 증명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건 신뢰일 뿐 애정이 아닙니다. 그것이 애정의 발로였다면 오히려 당신에게 모욕이 될 겁니다. 실력으로 오른 자리잖습니까.

가슴에 담아두기만 하면 병이 됩니다. 또한 용납될 수 없는 마음을 품는 것은 죄입니다. 

언제나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싶었던 당신은, 그것이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성당을 찾았습니다. 

신에게 이를 고백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전에 연락은 하지 않았습니다. 고해는 익명으로 하는 것이지요. 

 

고해가 단순히 고백으로 그칠지, 혹은 용서를 구하게 될지, 아니면 숨길 수 없는 소원을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간구하는 내용일지는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서신 규칙

 

고해소에서 말로 이루어지는 고해입니다. 

필체 판정은 당신이 얼마나 침착하고 정중한 어조로 말했는지를 판단합니다(판정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제국에서 가장 고귀한 자를 마음에 품었습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어렵습니다. 감정 판정을 수반한 문장력 판정의 결과 얻게 되는 점수의 증감에 1을 더합니다. 1점을 얻게 되면 대신 2점을, 2점을 얻게 되면 대신 3점을 얻으며, -1점을 받게 되면 대신 –2점을 받습니다. 0점은 그대로 0점으로 둡니다

 


잉크병

천박한 단어 고상한 단어
여제 / 황제 / 주군  제국에서 가장 고귀하신 분
열이 나고 / 식은땀 / 헷갈림 혼동 / 현기증 / 곤란함
몸가짐 품위 / 품행 / 기사의 본분
 사랑 / 이런 생각 / 연애 감정 은애 / 감정 / 연모
손발 / 수하  신하 / 기사 / 방패
흑심 / 특정 신체 부위(입술, 손가락 등) 불경 / 해서는 안 될 생각
까놓고 / 어떻게든 솔직하게 / 진실
잘못 / 반성 죄 / 참회
아무렇게나 / 막 감히 / 의도치 않은
성직자 / 신관 / 저기 신의 대리인 

 


결과

 

■ 4점 이하

엉망진창입니다. 스스로 이렇게 말솜씨가 없었나 싶을 정도군요. 

신관이 당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했을지 의문입니다. 

며칠 뒤 당신은 여제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주군에게 삿된 마음을 품고 있는 자신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 5~7점

속 시원한 고해는 아니었습니다. 신관은 당신에게 본분을 잊지 말라 당부했습니다. 

옳은 말입니다. 당신은 여제에게 휴가를 청하기로 했습니다.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으니까요. 시간이 있다고 정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 8~10점 

당신은 나름대로 하려던 말은 다 했습니다. 신관이 당신의 처지를 위로해 줍니다. 

위로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경우는 없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죄인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 11점 이상

당신은 고해를 마쳤습니다.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신관은 당신의 앞길에 축복의 말을 남겨주었습니다. 

용기를 얻은 당신은 여제에게 마음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현재진행형이든, 아니면 과거완료형이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