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격월 쿠키!/퀼 시나리오

퀼 시나리오 - 중2병이라도 학생회장이 되고 싶어!

본 게시물은 스콧 말트하우스가 제작하고 이야기와 놀이에서 번역한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편지 쓰기 롤플레잉 게임 퀼Quill' 비공식 팬메이드 시나리오입니다. 플레이를 위해서는 퀼Quill 규칙의 숙지가 필요합니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편지 쓰기 롤플레잉 게임 퀼Quill'은 이야기와 놀이 블로그 자료실에서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와 놀이 블로그]
[이야기와 놀이 블로그 자료실]
[이야기와 놀이 트위터]

중2병이라도 학생회장이 되고 싶어!

 


 

괜찮습니다. 누구에게나 질풍노도의 시기는 있는 법이니까요.

 

당신은 고등학생입니다.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학교생활을 해 왔다는 점에서 모범적이라 할 수 있고,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지극히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과거에 그렇지 않았던 시기가 있기는 있었죠.

 

질풍노도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당신의 질풍노도는 중학생 때 찾아왔고, 그것은 이른바 2의 형태를 띠고 있었습니다. 거부할 수도 저항할 수도 없었던 노도의 시기에 당신은 착실하게 흑역사를 적립했습니다. 여기에서 그것을 구체적으로 복기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입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는군요.

 

흑역사를 뒤로 하고 그 시절의 습관을 억누르며 최대한 평범하게 지내려 했던 노력이 무색하게, 당신은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 이제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과거를 알고 있는 친구들이 당신을 곤란하게 하려고 협박에 가깝게 억지로 강권했다든지, 아니면 교내 사회성의 정점이라 할 자리에 도전함으로써 신체가 오그라드는 지난날의 자신과 완전히 결별하려는 스스로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르지요.

 

어쨌든 결전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교풍이 요란하지 않아서 따로 선거 운동 기간은 없었고, 선출 당일의 정견 발표와 투표로 끝나는 행사입니다. 그런데…… 연설문 원고가 사라졌습니다! 어젯밤 늦게까지 공을 들여 작성해 뒀던 원고가 거짓말처럼 사라진 것입니다. 이제 곧 당신이 연설해야 할 차례입니다. 단상에 올라가 연설문을 잃어버렸다고 말해야 할까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기억을 되살려 어떻게든 해야 합니다.

 

당혹감에 가슴이 뛰고 긴장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때문에 머릿속이 혼란스럽습니다.

 

무슨 말을 썼더라? 뭐라고 적었더라? 무질서로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의식 속에서, 그동안 억눌러 왔던 흑역사의 기억과 습관이 스멀스멀 나타납니다! 어떻게 말해야 평범한 학생이고, 어떻게 말하면 중2병 환자였던 걸까요?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 안 돼!

 


서신 규칙

 

준비했던 연설문을 잃어버리고 즉흥적으로 내용을 생각하여 말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필체 판정은 당신이 연설에 걸맞은 성량과 발음, 어조를 갖추었는지를 판단합니다.

(필체 판정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당황한 상태로 여러 학생들 앞에 섰습니다.

대개는 실수를 할 상황이지만, 의외의 행운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한 문단에서 얻은 점수의 합계가 0점일 경우, 주사위 한 개를 굴릴 수 있습니다.

홀수가 나왔다면 1점을, 짝수가 나왔다면 +1점을 얻습니다.

이것은 선택 사항으로 필수가 아닙니다.

 

 


잉크병

천박한 단어 고상한 단어
~이다(등 반말) ~입니다(등 존댓말)
필멸자 / 우민 학생 / 학우 / 여러분
(피할 수 없는) 저주 / 고통 / 과업 학업 / 시험
끝없는 심연 학교 / 학기
피보다 붉은 의지 열정
지배자 / 권력자 교장 / 선생님
어둠보다 어두운 칠흑 불만 요소
황천의 문 / 도달해야할 미래  졸업 / 취업 / 진학
신세계의 신 / 진정한 왕 학생회장
운명개변 / 권속이 되어라! 지지 / 투표

 


결과

 

■ 4점 이하

당신이 연설을 마치자, 강당에 아주 썰렁한 침묵이 감돕니다. 당신의 연설을 들은 학생들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조금씩 웅성거립니다. 아무래도 옛 흑역사를 만천하에 전시해 버린 것 같습니다. 당신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단상에서 내려왔습니다.


선거 결과는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학생회장은 되지 못했지만 그에 비견되는, 어떤 의미에서는 그보다도 더한 유명인이 되기는 했습니다. 새 별명이 벌써 귀에 들리는 것 같군요. 다크 플레임 드래곤 마스터요?

 

■ 5~7점

당신이 연설을 마친 순간 강당은 떠나갈 듯 웃음으로 가득 찹니다. 아무래도 학우들은 당신의 연설을 진지함보다는 농담으로 받아들인 모양입니다. 선생님들의 표정이 떨떠름하군요.

 

어쨌든 당신은 중2병을 억누르지 못한 사람보다는 딱딱할 수 있는 교내 행사에 즐거움을 선사한 유쾌한 학생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당선은 되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그나마 다행스러운 결과로군요. 다만…… 다음날 이상한 쪽지 하나를 받기는 했습니다. “선택받지 못한 자여, 절망하지 말라뭐라고요?

 

■ 8~10점 

당신은 연설을 마쳤습니다. 연설문을 잃어버린 것 치고는 스스로 생각해도 그렇게 나쁜 발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중간에 조금씩 옛 흑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었던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크게 돋보이거나 혹은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으니 오히려 가장 좋은 결과일지도 모르지요. 당신은 낙선하기는 했지만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새 친구들도 여럿 사귀게 됐습니다.

 

■ 11점 이상

연설문이 없었지만 당신의 연설은 완벽했습니다.

설사 처음부터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었더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잘 할 생각은 없었는데 말입니다. 누가 당신을 질풍노도의 시기에 붕대 감은 손으로 드래곤을 봉인하고 있었던 비운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학우들의 박수 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당신은 무난하고 압도적으로 학생회장에 당선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학생들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성실하고 외향적인 학교생활을 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날 이상한 쪽지 하나를 받기는 했지만 뭐 장난이겠지요.

 

선택받은 자여, 너의 비밀이 너를 파멸시킬……찢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