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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 BOOK/[Quill]

공무도하

본 게시물은 스콧 말트하우스가 제작하고 이야기와 놀이에서 번역한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편지 쓰기 롤플레잉 게임 퀼Quill' 비공식 팬메이드 시나리오입니다. 플레이를 위해서는 퀼Quill 규칙의 숙지가 필요합니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편지 쓰기 롤플레잉 게임 퀼Quill'은 이야기와 놀이 블로그 자료실에서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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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公無渡河)

 


시나리오 소개

 

누구의 잘못인지, 누구의 실수인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지금으로서는 그렇지요. 나중에 책임을 추궁하고 처벌을 받게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일단 우리들의 모성으로 무사히 돌아간 다음의 일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초장거리 항행선 아트로포스 34호의 승무원들은, 비교적 차분함을 유지했습니다. 이온 엔진이 완전히 고장 나 버렸다는 결론에 이른 다음에도 그랬지요.

 

모성으로 영원히 귀환할 수 없다는 현실을 모두가 받아들였을 때쯤, 한 사람이 나섰습니다. K는 제안했습니다. 현재 아트로포스 34호로부터 가장 가까이 있는 행성, 아스트라이오스에 내려가 보겠다고요. 이대로 우주선에 남아있는 것은, 모두가 느린 죽음에 동의하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사실이기도 했지요). 아스트라이오스가 지구형 행성인 만큼, 거주 환경이 나쁘지 않다면 터전을 마련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계획에 동의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당신조차 반대했습니다. 인류가 외우주까지 진출한 시대에, 아스트라이오스에는 왜 인간이 살지 않을까요? 항행 궤도상에 존재하는 행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주선에는 아스트라이오스에 대한 정보조차 없었습니다. 정보가 필요 없었던 겁니다. 거기에 볼 일이 없었으니까요. 당신은 이런 논리로 K를 만류했지만, K를 말릴 수 없었습니다.

 

마침내 K는 홀로 아스트라이오스를 향해 떠났습니다. 당신이 입성(入星)에 반대한 것과 별개로, 당신은 K를 따라가고 싶었습니다. K를 마음에 두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오히려 그랬기에,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스스로의 마음을 표현해본 적이 없었고, 그것이 낳게 될 결과들 중 가장 나쁜 가능성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누가 보아도 비관적인 계획에, 이성적인 판단까지 거슬러가며 동참할 만큼 당신은 적극적이지 못했습니다.

 

K가 떠나고 며칠 후, 당신에게는 새로운 이슈가 생겼습니다.

 

기적적으로 모성과의 통신에 성공한 것입니다. 연방우주국에서 구조선을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늦어도 1년이면 구조선이 도착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K는 미지의 행성에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습니다. K는 알다시피 좋게 말하면 자신감과 주관, 그리고 호기심이 넘치는 성격이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좀처럼 자신의 계획을 바꾸거나 중지하지 않는 사람이었지요. 당신은 아스트라이오스로 들어간 K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우주선으로 돌아올 것을 종용해야 합니다.

 


서신 규칙

 

종이에 펜으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필체는 오탈자로 갈음합니다. 더불어 당신은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입장이므로, 오탈자 판정 시 주사위를 하나 더 굴립니다.

 

이것은 단순히 동료의 안위를 우려하는 사무적인 교신이 아닙니다. 당신에게는 K를 향한 충만한 감정이 있습니다. 감정 판정을 할 때 주사위를 하나 더 굴립니다.


잉크병

 

당신

나의 소중한 사람

1년 1태양년
구조선 연방우주국의 항행구호선
돌아오라 귀환하라
부질없는 짓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었을 일

우리들

아트로포스 34호의 탑승자들

탐험

위험한 장소의 조사

멈추어라

중지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정부 연방우주국
대기

당신을 기다리겠다


결과

 

4점 이하

당신은 K를 향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는 불안감이 가득합니다. 평소 K는 정부와 연방우주국을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메시지가 K에게 닿기나 했을지, 의심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결국 K로부터 답신은 오지 않았고, K가 메시지를 확인했는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1년 후 구조선이 도착했지만, 그때까지도 K로부터 어떤 소식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연방우주국은 K가 사망했다고 판단하고, 조난자들을 데리고 모성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당신은 이와 같은 결정에 반대했지만,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5~7

당신은 K를 향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전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까지도, 약간의 거리낌이 남습니다. 과연 K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반년이 지나고 나서야, 당신은 겨우 K가 당신의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간단한 확인이 왜 반년이나 걸렸는지 의문이군요. 전파를 방해하는 장애가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다시 반년이 흘렀습니다. 연방우주국으로부터 구조선이 도착하는 그 때까지, K로부터의 답신은 없었습니다. 연방우주국은 차후에 수색선을 보내기로 하고, 지금은 아트로포스의 조난자들을 먼저 구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8~10

당신은 K를 향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 정도면, K의 성격을 고려하더라도 괜찮은 글입니다. K가 당신의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사실은, 메시지를 보내고 반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확인이 늦었을까요? 당신의 머릿속에 어떤 가설이 세워지지만, 지금으로서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시 반년이 지나고, 연방우주국이 도착했습니다. 그 때, K로부터 답신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심하게 손상되어 내용을 식별할 수 없었습니다. 연방우주국은 구조선을 항행 궤도에 올려놓고, 아스트라이오스에 무인 수색선을 내려 보냈습니다. 1년이 지나고도 무인 수색선이 돌아오지 않자, 연방우주국은 구조선을 귀환시키기로 결정합니다.

 

 11점 이상

당신은 K를 향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충분히 솔직해졌으니까, K도 당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입니다. K가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사실은 반년이 흘러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다시 반년이 흐르고 구조선이 도착했을 때, K로부터의 답신이 돌아왔습니다.

 

“여기에 내려와서는 안 돼.”

 

입성한 생존자가 있음을 확인한 연방우주국에서는, 아스트라이오스에 수색선을 내려 보냈습니다. 당신도 수색선에 탑승했습니다. 황량한 아스트라이오스의 대지 위에서, 당신은 마침내 1년만에 K와 다시 만났습니다. 물어봐야 합니다. 그다지 위험해보이지는 않는데, K는 어째서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을까요? 그리고 교신은 왜 그렇게 늦었을까요? 무사함을 확인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당신에게, K가 말합니다.

 

“나에게는 아직,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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