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물은 스콧 말트하우스가 제작하고 이야기와 놀이에서 번역한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편지 쓰기 롤플레잉 게임 퀼Quill' 비공식 팬메이드 시나리오입니다. 플레이를 위해서는 퀼Quill 규칙의 숙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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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의 무게
(The Burden of the Crown)
시나리오 소개
국왕은 나라의 정점입니다. 아, 예전에는 그랬다는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고 믿는다면, 글쎄요. 아마도 상식인의 테이블에 당신의 자리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국왕은 여전히 왕국의 국가원수이지만, 그것은 사실의 서술이면서 전부의 서술이기도 합니다. 국가원수, 그 이외에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왕국의 국왕인 당신은 이런 상황에 불만이 없습니다. 국왕 대신 수상이 나라를 이끌어간 이래, 왕국은 번영해 왔습니다. 그것이 최근의 일이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국왕을 대신해 수상이 나라를 다스린 것은, 당신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시작된 일입니다. 이제는 국왕인 당신을 포함하여 그 누구도, 이런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졌습니다. 일어버린 권력을 되찾아야겠다는, 반동적인 권력욕 때문이 아닙니다. 국왕인 당신을 괴롭게 하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계속 국왕 자리에 앉아있어야 하는지 두렵고 겁이 날 정도입니다. 왕국의 국가원수를 이러한 좌절에 빠트린 문제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왕관의 무게’였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자들의 고충을 문학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라고요? 아닙니다. 국왕이 나라의 국가원수라는 표현이 그 이외의 어떤 뜻도 담고 있지 않듯이, 저것 또한 마찬가지로 말 그대로입니다. 왕관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두통이 생기고, 목이 결릴 지경입니다.
평소에는 왕관을 쓰지 않지만, 의회가 개회될 때마다 국왕은 왕관을 쓰고 나가서 개회 연설을 해야 합니다.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해야 하는데, 갈 때마다 무거운 왕관을 머리에 이고 연설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왕실 주치의는 목에 무리가 많이 갔으므로, 모자는커녕 안경도 쓰지 말라고―이 부분은 농담이었습니다―당부한 상황입니다.
해결책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국왕의 개회 연설을 폐지해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것을 결정할 권한은 의회에 있습니다. 의회의 결정이 없으면, 국왕은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한편, 조금 우습지 않나요? 개회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인데, 국왕이 목이 아파서 못 하겠다니요. 어쨌든 당신은 이번 연설에서, 이런 고충을 표하고 의회의 도움을 청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국왕으로서의 품격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말이죠..
서신 규칙
이것은 편지가 아니라 연설입니다. 필체는 어조로 갈음합니다.
국왕은 어쨌든 가장 고귀한 자입니다.
당신은 모든 판정에서 실패할 경우, 주사위 하나를 다시 굴려 재판정을 할 수 있습니다.
잉크병
나 |
짐(朕) |
머리에 쓰는 물건 |
왕관 |
무겁다 |
무게가 부담스럽다 |
당신들 |
의회 의원 여러분 |
불필요한 |
시대에 맞지 않는 |
사정 |
개인적인 고충 |
골치 아픈 |
가벼이 여길 수 없는 |
의사 |
왕실 주치의 |
연설 |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
목 아픔 |
경추 통증 |
결과
■ 4점 이하
당신은 의회 개회 연설을 마쳤습니다. 회의장을 채운 의원들은, 국왕인 당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반발하는 의원들도 일부 있습니다. 개회 연설은 국왕이 집전하는 몇 안 되는 국가 행사인데, 그것마저 방기하면 되겠냐고 말입니다. 어쨌든 의회는 당신의 요청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목이 아프군요. 궁으로 돌아가면 의사를 불러야겠습니다.
■ 5~7점
당신은 의회 개회 연설을 마쳤습니다. 의원들은 대략 국왕인 당신이 어떤 요구를 하는지는 알아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요구를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무엇이 문제냐는 의견에서부터, 국왕이 의회에 그런 것을 요구할 권한이 있는지를 문제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의회는 국왕의 연설 고충에 관한 의제를 일단 논의는 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로군요. 목이 아픕니다.
■ 8~10점
당신은 의회 개회 연설을 마쳤습니다. 의원들은 상당수, 국왕인 당신이 피력하는 어려움에 공감한 것 같습니다. 다 사람이 살자고 하는 일들인데, 개인적인 육체적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개회 연설이 꼭 강요되어야 하는가는 의문이지요. 의원 중 하나가, 기발한 법안을 냈습니다. 국왕이 연설에 쓰고 나오는 왕관을 새로 만들자는 법안이었습니다. 무게를 절반으로 줄여서 말이지요. 목이 아프지만, 앞으로는 조금 덜 아프겠군요.
■ 11점 이상
당신은 의회 개회 연설을 마쳤습니다. 의원들은 국왕인 당신이 내놓은 고충에 깊이 공감하며, 모두 일어서 박수를 쳤습니다. 물론 기립박수는 개회 연설을 마무리하는 절차이긴 합니다만, 이번에는 진심이 깃들어 있군요. 의회에서는 국왕의 개회 연설을 의장 직권으로 생략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국왕은 더욱 유명무실한 존재가 됐습니다. 하지만 국왕인 당신이 누구보다 그런 결과에 만족합니다. 이제는 목이 아프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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