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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퀘스트 쿠키 #05 시나리오를 쓰는 방법

 

 

 

오늘은 또 빡센 질문이 들어왔군요.

 

 


시나리오를 쓰는 법이여! 특히 증거를 배치하는 법, 난이도를 조정하는 법이 궁금합니다!

또 마스터링에서도 공통되는 부분인데 선택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플레이어들이 자연스럽게 기승전결의 흐름에 올라타게 하거나 다양한 기능을 쓰도록 유도하는 요령이 있을까요?


 

이건 너무 어마어마한 질문이군요.

질문의 스케일이 크다 보니, 어떤 방식으로 대답해드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우선, 진심 대답을 드릴 수 있습니다. 

 

검슈를 보세요. 검슈가 짱입니다. 

 

검슈 중에서도 두려움 그 자체라는 룰을 추천합니다.

현대 호러 장르의 수사물을 플레이할 수 있는 룰입니다. 

 

호러라고 하면 이미 유명한 크툴루의 부름과 인세인을 떠올릴 수 있는데,

이건 두 룰과 약간 다른 분위기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느낌상...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같은 느낌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요?

미드 같은 분위기의 세션을 진행할 수 있는 룰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군요. 

 

이 룰을 추천하는 이유는

지면의 상당한 분량이 호러 시나리오의 작법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거 말고 다른 책을 추천하자면... 

 

누메네라의 서플리먼트인 세상을 여는 열쇠들입니다. 

 

즉석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10개의 시나리오가 수록된 책인데,

즉흥적인 플레이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를 만드는 방법이 나와있는 책입니다. 

 

이렇게 남이 쓴 책을 추천해드리고 도망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일단 이거부터 적어놨는데... 

그래도 뭔가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겠네요. 

 

앗.... 아아.... 조금 쓰다가 다시 올라와서 여기다 적고 있는데, 

이거 생각보다 글의 분량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이 대답을 모두 한번에 하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않고,

읽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어휴, 스압ㄴㄴ 3줄 요약 모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실 테니

모든 대답을 한 번에 하지 않고, 질문을 잘라서 몇 회에 걸쳐서 나누어서 대답드리겠습니다.

 

 

일단 질문을 나눠서 생각해보죠. 

 

 

1. 시나리오를 쓰는 법 

2. 증거를 배치하는 법

3. 난이도를 조정하는 법

4. (마스터링) 선택을 강요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법

5. (마스터링)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게 하는 법

 

이군요. 

 

그럼 오늘의 질문은 


시나리오를 쓰는 법


 

입니다. 

 

자 좋네요! 

 

시나리오 쓰는 법은.... 

 

우선 뭘 쓰고 싶은지 정해야합니다.

어차피 우리는 그거잖아요? 그거. 아마추어.

의뢰를 받아서 시나리오를 쓰는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쓰고 싶은 이야기가 생길 때까지 편한 자세로 누워있으면 됩니다. 

 

자, 일단 편한 자세로. 누워있읍시다. 

졸리면 자도 됩니다. 

 

어차피 내가 시나리오를 쓰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시나리오를 써주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쓰게 되는 상황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는데 아무도 그 이야기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하는 겁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해주지 않는 상황이 유지된다면,

어 이런, 어서 일어나세요. 큰일 났습니다!

 

일단, 침착하세요. 물 한잔 마시고, 차분히 생각해봅시다. 

아주 중요한 질문이니까 진정할 필요가 있어요.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세요. 

 

"나, 설마 마이너인가?"

 

 

No // Yes  // NOOOOOO!

 

 

1. No

그럼 그렇지... 마이너 일리가 없습니다. 

 

메이저 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면, 너무 조바심 낼 필요 없습니다.

다시 편한 자세로 누워서 시간을 보냅시다. 

- END

 

 

2. Yes 

오, 자신이 마이너라는 자각을 가지고 있다면, 아직은 안심입니다. 

하지만 너무 조바심 낼 필요 없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조바심이 나지도 않잖아요? 

어쩌면 그렇게까지 마이너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시 편한 자세로 누워서 시간을 보냅시다. 

- END

 

 

3. NOOOOOO!

자, 일단 진정하세요. 

그래요. 괜찮습니다. 당신은 마이너가 아닙니다!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자, 그건 그렇고 당신이 마이너이기 때문은 아니고, 어쨌든 한번 시나리오를 써보도록 해봅시다. 

아니, 아니에요. 당신은 마이너가 아닙니다. 

 

자, 울지 말고 뭘 쓰고 싶은지 한번 정리를 해봅시다. 

 

 

우선적으로 필요한 건 뭔가 막연한 이미지나 머릿속을 굴러다니는 파편적인 설정들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연관성 같은 게 없어도 상관없어요.

일단 나오는 대로 아무 말이나 해보는 거예요. 

 

아니면 시나리오로 차용할만한 그럴싸한 설정을 가진 무언가를 찾아오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걸 도와주기 위해서,

많은 룰 제작자들이 그렇게 룰북의 많은 분량을 아이디어와 설정들로 가득 채우고 있는 거예요. 

 

당장 정리가 안되면 룰북을 읽어봐도 좋습니다.

꽤 그럴싸한 설정을 가진 몬스터나 아이디어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크툴루 시나리오들이 배후에 니알라토텝을 배치해두는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겁니다.

굉장히 써먹고 싶은 설정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신화 생물이거든요. 

 

그렇게 나온 설정을 대충 엮기만 해도 시나리오의 기본 형태가 나옵니다. 

 

윽... 이런, 대충이라는 말을 적어버렸군요...

참 쉽죠? 어쩌고 하는 말을 하고 싶진 않았는데, 이게 참 어렵군요. 

 

뭐랄까, 저도 어떻게 하는 건지는 알겠는데,

"히히, 블로그에 글을 적어야지!" 하는 정도의 수준의 준비로는

아직 정리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역시 좀 더 준비를 해서 답변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충에 들어가는 부분은 티알을 많이 플레이해보면 자연히 알게 되는 내용이라는 말만큼은 미리 드릴 수 있습니다! 

 

플레이를 많이 해보세요! 

다른 사람들의 시나리오도 많이 읽어보시고요! 

 

 

 

자, 어쨌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준비해서 대답하도록 하겠습니다! 

 

야호! 

 

 

 


 

실질적으로 프로젝트 쿠키!의 두 명은 끊임없이 자신이 체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저희는 매체나 분야에 무관하게 인풋이 많은 편이기도 합니다.)

 

잘 맞는 파트너 혹은 피드백을 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시나리오 작성에도 수월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