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프로젝트 쿠키!의 김구몬입니다.
오늘은 이겁니다 이거.
선택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플레이어들이 자연스럽게 기승전결의 흐름에 올라타게 하거나
다양한 기능을 쓰도록 유도하는 요령이 있을까요?
기승전결에 관련된 이야기는 지난번에 했으니,
이번에는 "다양한 기능을 쓰도록 유도하기" 군요.
시나리오를 만드는 단위에서도 조정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강제성 문제가 발생하고, 특정 기능이 없으면,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다는 오해가 발생할 수도 있겠죠.
기능의 활용은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마스터가 조정해주는 것이 더 편합니다.
사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마스터가 "짜란다 짜란다."상태가 되면 됩니다.
시나리오에 "이 구간은 ㅁㅁ기능을 사용해야 합니다."라고 쓰여있나요? 무시하세요.
플레이어들의 시트를 살피고, 그 플레이어가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영 엉뚱한 기능인가요? 그래도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대신 플레이어들은 어째서 이 기능을 여기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요컨대 이런 식이에요.
크툴루의 부름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도서관에 숨겨진 사악한 마도서를 찾아야 합니다.
필요한 기능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들어진 "자료조사"겠지요.
그런데 플레이어 중 자료조사 기능을 가진 사람이 없다?
어카죠? 20%의 기본 기능이 성공할 때까지 재 굴림을 하나요?
아니면 실패를 받아들이고, 도서관을 떠나나요?
원래 정공법은 이겁니다.
20%의 기능으로 판정, 실패하면 강행입니다. 강행도 실패했군요.
이 책이 이야기 전개에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요? 혹시 다른 장소에서 다른 방법으로 제공 할 방법이 없나요?
그렇다면 실패했음에도 책은 발견됩니다. 하지만, 그 책을 찾아내는 순간 사교도가 탐사자들을 공격합니다. "이 책을 넘겨줄 수 없다!"
아니면 역순으로 도서관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는 탐사자들을 눈여겨보고 있던 사교도가 공격해옵니다 "책을 노리고 왔구나! 하핫 하지만 이 책은 내가 가져간다!"
판정에 실패했지만 새로운 난관이 발생하고, 자연스럽게 다른 기능으로 판정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에는 조금 아픈 대가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하지만 여기서는 조금 다른 방법을 취할 수도 있어요. 필요한 기능이 없나요?
다른 기능을 사용하면 되죠!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거죠? 관찰력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아쉽습니다.
얼핏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완전히 다른 기능이거든요.
조금 서사를 추가해볼까요?
대인기능을 이용해서 피곤한 표정의 불친절한 사서의 도움을 받아 볼까요?
이제 설득, 위협, 매혹, 말재주 중에 하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아예 변장 기능을 사용해보는 건 어때요?
탐사자가 도서관 사서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사람인척 하는 겁니다.
아예 돈을 찔러줘 볼까요?
재력으로 판정하는 겁니다.
우리의 목적은 "플레이어가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죠?
일단 플레이어가 충분히 설득력 있는 묘사를 할 수 있다면, 다소 억지스러운 거라도 받아줍시다.
승리와 성공의 기억을 쌓아주는 거예요.
보통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럴 수 있다."를 모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래도 된다."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세요.
이것이 누적되면, "아니, 이런 아무 말도 받아주다니?" 하면서 다른 상황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할 겁니다.
"에에... 관찰력, 관찰력 높으신 분 있나요?" 이런 걸 하는 게 아니라
"에에... 관찰력... 저는 자연 기능이 있는데, 숲 속에서는 관찰력보다도 자연 기능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라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대신 이런 게 반복되면 병폐도 쌓입니다.
활용하기 좋은, 이른바 "만능 기능"을 90%까지 찍은 기형적인 탐사자를 만들기 시작하거나,
명백히 다른 플레이어가 활약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자신의 엉뚱한 기능을 어필하는 탐사자가 생길 수 있어요.
통제가 가능하다면 이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이야기는 전진하거든요.
그런데, 모든 상황을 변장 99% 나, 예술/공예 노래 99% 로 해결하려는 탐사자가 나오기 시작하면,
같은 테이블에 있는 자료조사 50%, 설득 50%, 자연 50%의 탐사자가 짜증 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제 "잘한다. 잘한다."를 일부 거둘 시간입니다.
"지난번에는 된다고 했잖아요?"라고 하는 사람에게는 전기충격을... 줄 수는 없으니까. 이런 방법을 사용해보세요.
아래 예시는 크툴루의 부름을 기준으로 합니다.
사실 다 룰북에 있는 이야기예요.
1. 기능의 복합 판정
특정 판정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기능으로 모두 성공해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아주 어두운 장소에서 다가오는 사람이 적의를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은 상황이에요. 탐사자의 시트를 보니, 자신의 관찰력 99%를 활용하고 싶은 게 뻔히 보여요. 그럼 이렇게 말하는 거죠.
"아, 여기는 아주 어두운 장소니까... 게다가 의도가 적의 여부를 판단하는 거잖아요? 그럼 관찰력과 심리학을 동시에 성공해야 합니다. 둘 다 성공해야만 알 수 있어요."
물론 둘 중에 하나만 성공했다고 해서 "하핫! 멍청한 녀석! 네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라고 하면 가혹하겠죠. 성공한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 성공 점수는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전개합시다.
"상대가 적의를 가지고 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관찰력을 통해서, 품에 무언가 수상한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무기일 수도 있습니다."
2. 난이도 조정
탐사자가 명백히 엉뚱한 기능을 이용해서 우기기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열악한 환경에서 판정해야 하니까, 혹은 다소 맞지 않는 기능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라는 이유로 난이도를 올리는 거예요.
페널티 주사위를 주거나, 어려운 난이도, 혹은 극단적인 난이도로 판정하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열악한 환경이 만들어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보통 이런 "난이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은 보통 탐사자가 엉뚱한 기능을 우기는 상황일 때가 많아서 대체로 납득합니다.
게다가 그런 상황이면 대체로 80% 이상의 기능치를 들이미는 경우가 많으니까 이 정도면 절반으로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좀 더 맞는 60%의 기능을 사용하려고 하겠죠.
3. 대항판정
어느 시점에서 대인기능... 심한 경우에는 재력을 NPC를 정신 지배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탐사자가 나올 수가 있습니다.
이것도 어느 정도까지는 괜찮아요. 근데, 이야기가 "령주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자해해라. 랜서!" 수준까지 가버릴 수도 있고, NPC들을 사방에 보내 천라지망을 펼치고는 플레이어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조정이 필요합니다.
일단 NPC는 기본적으로 탐사자의 기능 판정에 대항 판정을 할 수 있습니다.
탐사자가 은밀 행동으로 몰래 접근한다면, NPC는 관찰력이나, 같은 기능인 은밀행동으로 대항하는 거죠.
NPC의 주사위 결과에 따라서 더 높은 난이도로 성공해야만 하는 상황이 유발됩니다.
NPC에게 대항할만한 기능이 없다고요?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기본기능으로 굴려도 되고, 뭐 어떻습니까? 그냥 50% 정도 있다고 즉석 개변을 해서 굴려버리세요.
하핫! 플레이어 녀석들 요건 몰랐지?
4. 정신차려 닝겐상!
사실 마스터가 이 정도 액션을 취하기 시작하면, 플레이어들도 마스터의 의도를 파악하고
자중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미치광이 플레이어입니다.
미치광이 플레이어가 상황에 맞지 않는 미치광이 선언을 반복하는데,
다른 플레이어들이 인상을 찌푸리거나, 주사위를 쌓기 시작하면 이건 이제
직접적인 대화를 해야 하는 단계가 온 것입니다.
플레이어의 양손을 붙잡고, 눈을 마주 본 상태에서 침착하게 말합시다.
"안돼!"
이때 플레이어가 책상을 쾅! 내려치고는 "내 말이 맞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마스터가 문제다!"라고 하면
이 새끼는 안 되는 새끼입니다. 다음에는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하도록 합시다.
그게 그 플레이어에게도 더 좋은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플레이어에게는 취향과 성향이 맞는 더 좋은 테이블이 있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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